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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어느 건설사를 믿나…" 분양시장 얼어붙었다

입력 | 2000-11-06 18:47:00


건설업체 퇴출 충격이 아파트 분양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6일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아파트 청약결과 주택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나타났다.

▽미달사태 속출〓서울시 10차 동시분양아파트 1순위 청약접수 결과 76개 평형 3135가구 모집에 1만6074명이 신청, 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미달가구가 1736가구로 미달률이 55%에 이르렀다. 지난달초 실시된 9차 서울시 동시분양 1순위 접수 후 미달률 33%보다 20%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동아 등 대형 건설업체들도 퇴출당하는 상황을 접한 수요자들이 건설업계를 극도로 불신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평형에서는 과열경쟁을 보여 분양 양극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대림산업의 청담동 'e-편한세상' 30.6평형(89가구 모집)에 전체청약자의 64%인 1만344명이 몰려들어 116.2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21개 평형은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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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발길이 끊겼다〓수십 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을 마친 아파트도 막상 계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초 공급된 서울 9차 동시분양아파트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6.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10월 25일부터 시작된 실제계약은 40%를 밑돌고 있다.

9차 동시분양에서 63.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영등포구 문래동 H아파트의 경우 이날 현재 계약률이 70%를 넘지 못했고, 전 평형 청약이 마감됐던 용산구 한남동 H아파트도 계약률이 50% 정도에 머물렀다.

분양 대행업체 관계자는 "현대 등의 법정관리설 등이 언론에 집중 거론됐던 이달 초부터는 계약자의 발걸음이 아예 끊겼다"며 "이번 9차 동시분양아파트의 실제 계약률은 20%에 못 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계약 등을 했던 청약자들의 계약해지 요구도 늘고 있다. 분양 대행업체 S사 J 사장은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와 서울지역의 주상복합아파트 계약자 중 분양금의 5%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해약하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고 전했다.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한다〓서울 강남구 A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문한 박태석씨는 "대형업체도 줄줄이 넘어지는 마당에 어느 업체를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겠느냐"고 말했다. 분양마케팅전문업체 'PIR' 이현 사장은 "경기 불안 등으로 위축된 내집마련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대형 건설업체 퇴출을 보면서 주택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며 "주택경기 침체는 주택 수급 불안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내년 하반기 이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