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의 북측 단장인 전금진(全今振)내각책임참사는 회담 첫날인 27일 공식 만찬 직후 우근민(禹瑾敏)제주지사를 15분간 단독 면담했다. 이 면담은 북측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게 제주도청측의 설명.
남북회담의 북측 대표가 남측 카운터파트와 전혀 상관없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독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처럼 이번 회담에서는 과거 1, 2차 회담 때 볼 수 없었던 ‘파격’이 적지 않았다.
우선 공식 회담 시간이 너무 적었다. 3박4일 일정에 공식 회담은 단 두 차례 뿐. 회담 시간도 첫 회의는 1시간30분이었지만 두번째 회의는 단 37분이었다.
대신 실질 회담은 양측 수석대표간 비공개 접촉에서 이뤄졌다. 양측은 첫 회의(28일)전 두 차례나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다. 또 두 번의 회담 이후에도 수석대표 접촉을 벌였다.
제주공항에서 숙소까지, 도내 유명 관광지 참관 때마다 양측 수석대표는 승용차에 동승해 밀담을 나눴다.
전체가 함께 하는 공식 오찬 만찬보다 격(格)과 분야가 비슷한 인사끼리 식사를 자주 한 것도 특징. 정부 당국자는 “실질을 중시해 분야별 관계자가 시간이 나는대로 자리를 함께 하며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참관’의 비중도 유난히 컸다. 북측대표단이 27일 오후 숙소인 제주 롯데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여미지식물원 참관. 양측 대표단은 ‘29일 비가 올 확률이 80%’라는 일기예보가 있자 28일 ‘몰아치기 참관’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자 정부 관계자들은 “중요한 것은 회담의 길이가 아니라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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