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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3번째 30-30클럽' 박재홍, 올 MVP 1순위

입력 | 2000-09-06 18:37:00


야구에서 ‘최고 타자’의 조건은 무엇일까.

야구의 공격력을 재는 척도는 다양하다. 타율, 타점, 홈런, 도루….

무조건 홈런을 많이 치거나, 타율이 높다고 섣불리 ‘최고의 타자’라고 볼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킨다면? 그 선수는 분명 ‘최고’의 자리에 오를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올해 현대 박재홍(27)이 보여주는 활약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줄 만하다. 박재홍은 5일 도루를 추가해 ‘호타 준족’의 상징으로 꼽히는 30홈런―30도루 고지에 올랐다. 96년 프로 데뷔 첫해에 프로야구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던 박재홍은 98년 두번째로 ‘30―30 클럽’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올해가 3번째. 프로야구에서 7차례밖에 달성한 적이 없는 30홈런―30도루 중 3차례가 박재홍의 몫이니 한국 프로야구에서 ‘치는 것’과 ‘뛰는 것’을 모두 잘 하는 선수 중 최고가 단연 박재홍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수 없다.

올해 박재홍의 플레이에 홈런과 도루가 전부는 아니다. 96년과 98년 30―30 클럽에 들었을 때 박재홍의 타율은 3할을 넘지 못했다. 힘에 비해 정확성이 부족했었던 것. 하지만 올해 박재홍의 타율은 0.312. 비로소 ‘힘’과 ‘세기’를 모두 갖춘 타자로 거듭난 것이다.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144개로 5위에 이름을 올렸으니 ‘질’과 ‘양’에서 모두 검증받은 셈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타점과 득점. 박재홍은 108 타점을 올려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고 96 득점으로 이승엽(삼성)에 이어 득점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클러치 히터’로서의 면모와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함께 과시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순위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최고 팀’ 현대의 ‘최고 타자’는 단연 박재홍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말은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박재홍이라는 뜻이 된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