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진속 위안부 북에 산다"…"아직도 악몽 시달려"

입력 | 2000-08-29 00:02:00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일본군 위안부로 임신한 상태에서 미군에 발견됐던 여인은 박영심(朴永心·78)씨로 현재 북한 남포에 거주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4년 9월 중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미군이 촬영한 4명의 위안부 사진 속에 임신한 상태에서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등장한 이가 박씨였다.

위안부 문제를 추적해온 일본의 자유기고가 니시노 루미코(西野瑠美子)와 아사히신문기자는 최근 평양에서 박씨와 만나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포로수용소에서 아기를 유산했다고 밝혔다.

평양 근교에서 태어난 박씨는 17세 때 “군대나 병원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일본인 순사에게 속아 중국 난징(南京)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그후 상하이(上海)와 윈난(雲南)성 등을 전전하며 ‘와카하루(若春)’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됐다.

박씨는 성노리개가 되는 것을 거부하다 일본 병사가 휘두른 칼에 목을 다쳐 아직도 그 흉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양자와 손자 2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그녀는 “아직도 일본군에 쫓기는 악몽에 시달린다”면서 “일본 정부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시노는 8년전 한 일본군 병사(77)로부터 임신중인 여자가 ‘와카하루’라 불리던 조선여자라는 말을 듣고 사진 속의 인물 소재를 추적해 왔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