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1월 뉴욕타임스는 인류의 언어사에 새롭게 추가될 단어 하나를 만들어 굵은 활자로 지면에 인쇄했다. ‘디제라티(Digera-ti)’.
디지털(Digital)과 지식계급(Literati)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탁월한 지적 능력으로 디지털혁명을 주도하는 선택된 자들’을 가리키는 신조어. 새 밀레니엄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사회의 주역을 뜻한다. 이제는 웹스터사전에까지 올라 보통명사로 인정받았다.
디제라티는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하는 사이버 세계에서 새로운 파워엘리트로 부상했다.
미국의 과학기술평론가인 존 브록만은 최근 펴낸 ‘디지털 시대의 파워 엘리트’라는 책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 루 터커 자바소프트 사장 등 33명을 디제라티 1세대로 소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디지털 세계를 무대로 각자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업적을 일궈냈다는 점.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이나 정치 등 디제라티의 활동영역은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전문가들은 변화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미래세상에선 디제라티의 수명도 점점 짧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자부하는 디제라티 1세대들도 무섭게 따라오는 다음 세대들에게 언제 추월당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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