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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병원24시' 방영 100회 특집

입력 | 2000-06-27 19:22:00


KBS2의 '영상기록 병원 24시'가 28일로 방영 100회를 맞는다.

98년 6월 21일, 장기 이식을 다룬 ‘지상에서 가장 큰 선물’로 첫 회를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년 넘게 장수하면서 ‘병원을 배경으로 한 휴먼 다큐멘터리’라는 포맷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특히 지난달 1일 개편 이후 ‘영상…’은 수요일 밤 11시에서 밤 10시로 방영시간대가 옮겨졌다. 수요일 밤 10시는 다른 방송사의 ‘전략 상품’인 미니시리즈가 방영되는 시간. 그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세 편의 미니시리즈와 맞붙어 쉽지 않은 ‘전투’를 치르고 있음에도 이 프로는 8∼9%의 꾸준한 시청률을 자랑한다.

영화배우 손창호씨의 투병과정을 그린 초기작 ‘죽음보다 더 큰 외로움’과 손씨의 죽음을 다룬 ‘바다로 간 영화배우 손창호’, 그리고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그들이 여자로 살아야 하는 이유’ 등은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화제작.

이 프로의 장수 비결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죽음이 일상이기도 한, 그만큼 생명의 소중함이 절실히 느껴지는 공간인 병원을 배경으로 한 ‘영상…’은 삶을 갈구하는 환자들의 진지한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삶의 자세를 한번쯤 돌이켜보게 한다.

연출진 7명 중 유일하게 첫 회부터 100회까지 제작에 줄곧 참여해 온 조선종PD는 “지금까지는 환자와 환자 가족위주로 다뤘으나 앞으로는 의료진의 이야기로도 소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인 의학 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얘기를 많이 다루다 보니 제작진도 가슴아픈 일을 많이 겪는다. 환자가 끝내 숨을 거뒀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가장 큰 아픔이다. 실제로 출연했던 환자의 20%정도가 세상을 떠났다.

100회 특집은 ‘불임에 관한 첨단 보고서’. 28일과 다음달 5일 1,2편으로 나누어 방영된다. 1편에서는 정자수 감소 등 남성쪽에 초점을 맞췄고 2편은 난자 노화등 여성쪽의 불임문제를 다뤘다.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