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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외국인 유학생 감시 안할 것"

입력 | 2000-06-06 21:11:00


미국 정부는 5일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라는 의회 자문기구의 권고를 거부했다. 미국 정부는 50만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유학생의 미국 내 활동을 감시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지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전날 의회 자문기구인 ‘테러에 관한 국가위원회’가 유학생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테러대응에 수동적인 그리스와 파키스탄에 미국제 군사장비를 팔지 말 것 등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5일 “더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정책”이라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에 호감을 가지면 가질수록 미국은 외교적 자산을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도 4일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보고서에 대해 “미국 사회가 어떤 곳인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이민국가이며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존중하는 곳이므로 유학생들에 대한 감시 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테러위원회의 이같은 보고서는 입안단계에 일반에 알려지면서 특히 유명 대학당국과 인권단체 또는 유학생 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한편 리커대변인은 “보고서가 정식 제출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리스와 파키스탄에 대한 어떠한 제재조치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