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발표된 당시 세계 최대 규모(1150억달러)였던 미국 2, 3위 통신회사인 월드컴과 스프린트간의 합병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미 법무부 반독점 심사위원회의 조엘 클라인 위원장은 6개월에 걸친 검토 끝에 월드컴의 스프린트인수가 반독점법에 위반되므로 이를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제출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클라인은 다음주 양사 대표를 만나 독점의 폐해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관한 계획을 청취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독점 심사위 보고서는 월드컴이 스프린트를 인수할 경우 미국내 장거리 전화부문과 인터넷관련 시장의 절반을 지배하게 된다며 합병을 승인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린트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반독점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일부 핵심 인터넷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도 양사가 합병을 발표한 뒤 반독점법에 저촉되는지를 검토해왔으며 양 위원회는 모두 지난달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EU는 양사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의 통신회사가 탄생하면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통신시장을 장악해 소비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합병을 반대해왔다.미 법무부가 월드컴과 스프린트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1월 발표됐던 사상 최대 규모(1872억달러)인 AOL-타임워너의 합병 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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