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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들 '수능 제2외국어' 외면

입력 | 2000-04-09 21:07:00


내년(200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제2외국어영역 성적을 전형에 반영하기로 했던 대학중 상당수가 제2외국어를 반영하는 모집단위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반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방대와 각 대학의 자연계 모집단위는 대부분 제2외국어를 반영하지 않아 인문계 일부 수험생들만 제2외국어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각 대학에 따르면 전 모집단위에서 제2외국어를 반영키로 했던 33개 대학 가운데 고려대 단국대 아주대 등은 인문계열 일부 모집단위에서만 반영키로 했으며 나머지 대학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고려대는 인문 사회계열 일부 모집단위에서만 제2외국어 성적을 반영하기로 했으며 아주대는 인문 사회과학부에서만 제2외국어 성적 40점 만점을 4점으로 축소해 반영하며 단국대도 서울캠퍼스 인문학부에만 제2외국어 성적에 5%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공주대 목포대 부경대 여수대 창원대 한국해양대 등 국립대와 경동대 경산대 덕성여대 광주여대 극동대 우석대 등 사립대, 서울교대 인천교대 춘천교대 등 교육대는 전 모집단위 반영 방침을 백지화했다. 일부 모집단위에서 제2외국어를 반영할 방침이던 40개 대학도 반영하는 모집단위를 대폭 줄이거나 반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희대는 서울캠퍼스 인문계에서만 수험생이 원하면 80점 만점인 외국어(영어)영역의 점수를 70점으로 줄이는 대신 10점을 제2외국어에 배정하기로 해 제2외국어를 치르지 않은 수험생도 불이익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경북대와 전남대도 농대 예술대 공대 등을 제외한 인문 사회계열이나 사범계 외국어학과, 어문계열 일부에서만 제2외국어를 반영하는 등 반영 모집단위를 줄였다.

이에 따라 내년 대학 입시에서 제2외국어를 반영하는 대학은 당초 73개에서 30개 안팎으로 줄고 인문계 고득점자나 인문계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일부 자연계 응시자만 제2외국어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학은 당초 고교교육 정상화에 부응한다는 취지에서 제2외국어를 전형에 반영키로 했으나 상위권 대학들은 제2외국어 성적이 나쁜 우수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지방대 및 중하위권 대학들은 제2외국어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지원을 꺼려 정원미달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