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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선거운동]생수 나눠주며 "썩은 물은 가라"

입력 | 2000-04-02 21:07:00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첫 휴일을 맞아 후보들은 휴일 나들이에 나선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유원지를 찾는 등 표밭 훑기에 진땀을 흘렸다. 이 같은 와중에서 전국 곳곳에선 지역에 나도는 흑색선전물을 둘러싸고 상호비방을 벌이는 등 혼탁상을 보였다.

▼유권자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

○…경남 창원을의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후보는 2일 오전 6시부터 경남 도청 뒤 정병산 입구에서 등산객을 상대로 유세. 같은 지역의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후보도 오전 가족단위의 벚꽃 나들이 인파가 몰리는 경남 도청 안뜰을 찾아 행락객들과 일일이 악수.

○…서울 강동구 암사동 강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일 열린 강동을 합동유세에서는 ‘썩은 물은 가라’는 내용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민주당 심재권(沈載權)후보측이 유세장에 나온 1000여명의 유권자들에게 생수 한잔씩을 나눠줘 눈길. 심후보측 관계자는 “지난밤에 물 좋기로 소문난 경기 의왕시 청계산 약수터에서 90ℓ의 생수를 받아왔다”고 설명.

○…전북 군산의 무소속 함운경(咸雲炅)후보는 자신의 성(姓)이 함씨인 점에 착안해 2일 군산 중앙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합동유세장에 ‘개혁의 함, 희망의 함’이라고 쓴 함을 진 함진아비와 청사초롱을 들고 ‘함 사세요’를 외치는 운동을 전개.

전주 완산의 무소속 장세환(張世煥)후보는 지역 유권자 휴대전화 번호 1500여개를 확보, ‘깨끗하다 장세환, 참신하다 장세환’ ‘장세환과 함께 하면 정치가 즐거워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선거 운동을 전개.

▼병역의혹 실린 신문 복사▼

울산 남구의 민주노동당 윤인섭(尹仁燮)후보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대기오염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자전거를 대중화하기 위해 전용도로를 확보하는 등 환경캠페인을 벌이겠다”고 공약.

부산 연천중학교에서 열린 부산 연제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후보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5명의 선거운동원들에게 ‘망태’라고 쓰여진 함을 지게 하고 연설회장 주위를 돌며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연출.

○…한편 부산 중-동에는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후보 본인과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보도된 지역 신문기사 복사물이 담긴 출처불명의 우편물이 관내 유권자들에게 발송돼 후보진영간 논란이 가열.

발신지가 서울의 모 여성단체 명의로 된 이 우편물과 관련, 정후보측이 민국당 박찬종(朴燦鍾)후보측이 악의적으로 보냈을 것으로 주장하자 박후보측은 우편물 발송경위를 조사해달라고 2일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맞불’.

▼시민단체 명의 흑색선전물도▼

○…또 정체불명의 시민단체 명의로 후보들을 음해하는 흑색선전물이 충북지역에서 대량으로 나돌아 경찰이 수사에 착수.

충북 보은-옥천-영동의 민주당 이용희(李龍熙)후보는 2일 지역 내에 발신자 ‘시민참여광장’, 발송지 서울로 돼 있는 괴편지(이후보와 부인, 딸을 음해하는 내용)가 식당 이발소 등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업소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 충북 청주흥덕의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후보도 최근 지역 내에 ‘한민족 유권자 연대’라는 유령단체 명의로 자신을 음해하는 수백통의 편지가 날아들고 있다고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