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21세기 첫 아카데미의 선택]남우주연상 캐빈 스페이시

입력 | 2000-03-27 20:12:00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앞으로 내리막 길만 있을까 두렵다.”

미리 수상을 예감했을까?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케빈 스페이시(41)의 소감은 공교롭게도 ‘아메리칸 뷰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인생의 실패자라는 자조와 함께 자위행위를 하면서 이 순간이 하루 중 절정의 순간이라는 그의 독백. 할리우드의 대표적 연기파 배우인 스페이시는 이 작품으로 남우주연상 첫 후보에 올라 수상까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고고생인 딸의 친구에게 사랑을 느끼는 레스터 역을 맡아 중년의 허무와 위험한 사랑을 실감나게 연기해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대본을 읽으면서 빨리 ‘레스터’를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났다”라고 밝혔을 정도.

할리우드에서 고만고만한 연기자의 한 사람이었던 스페이시는 96년 ‘유주얼 서스펙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LA컨피덴셜’ ‘세븐’ ‘타임 투 킬’ ‘니고시에이터’ 등에 출연하며 카리스마를 지닌 스타로서의 기반을 굳혔다. 96년에는 ‘악어 알비노’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그는 아네트 베닝을 향해 “내가 당신 몫까지 하겠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 예언이 실현된 셈이다.

gskim@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