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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걸이 TV' 시대 활짝…올 內需 2만~3만대 예상

입력 | 2000-03-07 20:06:00


벽에 거는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벽걸이TV로 통하는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TV가 사이버 열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시장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L건설 H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과 5000대 규모의 벽걸이TV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벽걸이TV는 경기 용인 수지와 서울 개포동 일대 사이버아파트 또는 40평 이상의 고급 아파트에 주로 설치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PDP TV를 본격 양산해온 대우전자는 올해 판매목표를 1만대 이상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해 실적 500대에 비해 20배 가량 증가한 수치. 현재 10여개 건설회사의 모델하우스에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조만간 공급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대우측은 낙관한다.

이달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삼성SDI(구 삼성전관)는 삼성그룹 계열사 건축회사들과 공급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월생산량을 1000대로 확대해 사이버아파트와 영종도 국제공항, 삼성그룹 계열사에 집중 공급한다는 방침.

LG전자 이규성 책임연구원은 “올들어 사이버아파트 건축붐이 일어나면서 건축회사와의 공급협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9월 시험방송에 이어 내년 디지털방송 본방송이 실시되고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 판매를 촉진시킬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PDP TV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PDP TV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이유는 40∼60인치의 대형화면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10∼20㎝에 불과해 간단히 벽에 설치할 수 있기 때문. 40인치급 TV가 차지하는 한평 이상의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내 웬만한 아파트의 한평 가격이 1000만원을 넘고 최근 건축붐이 일고 있는 고급형 아파트의 경우 평당 가격이 최대 2000만원선을 호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원 안팎의 판매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게 업계측 설명.

지난해 판매량이 1000대를 밑돌았던 PDP TV 내수시장 규모가 올해 2만∼3만대(공급계약 물량 포함)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얘기한다.

지금은 40인치 PDP TV가 1000만원 가량 하지만 인치당 가격이 10만원으로 떨어지는 2002년말경에는 PDP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는 것.

공간절약이라는 이점 외에도 투사방식의 디지털 프로젝션TV와는 달리 자체 발광형 구조라 밝기가 배 가량이나 높고 시야각이 넓어 옆쪽에서도 잘 보이기 때문이다.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