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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Art]천년을 기록한 예술가의 눈

입력 | 1999-09-28 18:49:00


미술 이야기 유머는 굉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새로운 1000년이 한 250년 정도 흐르면 변호사 의사 택시운전사 경영학석사 등은 모두 역사적 구경거리를 모아놓는 쓰레기통 속에 처박혀 버리겠지만 미술가 이야기꾼 코미디언은 살아남은 직업에 속해 있을 것이다.

그 때쯤 우리는 유전공학 양자컴퓨터 미세기술 등 혁명적인 신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우리삶의 영역을 넓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다.

또 우리가 발명한 기계들이 인간이 꺼리는 작업을 도맡게 될 것이다.

시간이 좀더 흐르면 우리는 새로운 지적인 생명체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새로운 생명체는 전자두뇌를 가진 인조인간일 수도 있고 진짜 생명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이 두 가지를 합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 새로운 생명체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대신 지상에서 가장 지적인 생명체의 지위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것을 우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보다 월등한 능력을 지닌 생명체들이 반기를 들어 우리의 존재자체를 위협하는 일이 정말로 일어날 것인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필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우리가 만들어 낸 기계들은 우리의 지성이 아니라 창의력을 더 가치 있게 여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지상의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지능을 가진 기계들과 인간이 발명한 생명체들이 인간들이 꺼리는 일을 대신 해주게 될 미래 세계에서 인간 예술가들은 모든 직업인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존재이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화가 조각가 작가 배우 안무가 건축가 만화영화 제작자 만화가, 심지어 부활절 달걀의 장식을 멋있게 할 줄 아는 사람들까지도 자동화된 세상의 독특한 존재로 남아 유례가 없는 명성과 부를 얻게 될 것이다. 필자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서 예술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켜 주고, 유머가 우리의 정신건강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언젠가 최초의 외계인 우주선이 워싱턴에 착륙하는 날, 외계인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장소가 국립미술관이기를 필자는 바라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에 앞서 예술이 우리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그들에게 설명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브랜 페렌(월트 디즈니 이미지니어링의 연구 개발 및 창조 기술 담당 사장)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4/ferre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