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부실 계열사인 삼성자동차가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에만 150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생명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삼성생명의 삼성자동차에 대한 장부상 대출금은 5400억원규모.
이중 3900억원은 3월 이전에 나갔으며 1500억원은 삼성자동차가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돼 빅딜 대상으로 선정된 뒤인 4월에 대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러나 “부실계열사에 계열 여신한도의 절반 가량을 대출해주고 빅딜 대상이 된 뒤에도 1천억원이상 대출해준 것은 보험계약자들의 돈을 부실계열사에 몰아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생명은 삼성자동차 대출금 5400억원을 현재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삼성자동차는 부채가 자산을 훨씬 초과하는 부실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중 상당 부분이 ‘고정’ 이하의 부실채권으로 재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문제.이 경우 삼성생명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에 대해 “삼성자동차가 빅딜 대상이 됐다고 해서 곧바로 망할 기업은 아니라는 판단에서 조업이 일시재개됨에 따라 대출을 일으켰다”며 “기업대출 최고금리(12.5%)로 대출했으며 이자도 제때에 들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