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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재산권」해외로 샌다…올들어 20여견 적발

입력 | 1999-05-31 18:53:00


우리나라 기업의 지적재산권이 새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선진국의 디자인이나 상표를 베꼈지만 지금은 국내기업의 지재권이 중국 대만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에서까지 침해당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외국정부에 지재권침해 조사를 요구하는 등 외교적인대응에나서고있다.

펜 끝에서 빛이 나오는 아이디어상품 ‘반디라이트’를 생산하고 있는 세아실업의 경우 95년 제품출시 직후 미국 일본에 의장등록을 끝냈지만 97년부터 대만 2개업체가 모조품을 생산, 미국의 디즈니 전문점과 일본의 수입품 판매업소인 ‘샤디’에서 팔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국적기업인 디즈니사가 3년전 반디라이트 2천만달러어치를 주문했다가 파기한 뒤 대만에서 모조품을 가져다 팔고 있다”며 “변호사를 선임하는대로 곧 소송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속눈썹 성형기를 생산하는 은성디벨럽먼트도 비슷한 사례. 한번 사용으로 12시간동안 올라간 눈썹이 처지지 않게 한다는 이 제품은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TV광고를 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중국제 모조품이 대량 유통되자 은성은 미국 판매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특허청도 이 제품이 미국과 일본에서 의장출원을 받았는데도 모조품이 판매되는 것은 명백한 지재권 침해라며 양국 정부에 지재권 침해사실을 조사해달라고 공식요청했다.

수출효자상품으로 꼽히고 있는 동양제과의 오리온 초코파이는 가짜상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양은 특히 중국과 베트남에서 자사제품상표를 도용한 모방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어 제품 이미지 훼손은 물론 수출에도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

외국기업들의 국내기업 지재권 침해사례는 올들어 20여건이 적발될 만큼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 추세. 특허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기술이나 디자인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서 외국기업들이 베끼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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