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시장에 선보인 펜티엄Ⅲ PC는 얼마나 잘 팔리고 있나.
인텔사가 광고 및 마케팅비용으로 무려 3억달러를 책정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것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CPU에 내장한 ‘프로세서 시리얼 번호(PSN)’가 사용자 추적에 사용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벌어진 불매운동도 판매 부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대다수 PC제조업체들은 가을(9월)쯤 펜티엄Ⅲ PC가 주력 모델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시이후 경과〓인텔사가 펜티엄Ⅲ를 발표한 2월26일을 기해 국내 PC업체들은 펜티엄Ⅲ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되고 처리속도가 빨라졌다는 인텔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았다. “(무시할 수 없는 거래선인) 인텔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당분간 소량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귀띔했을 정도.
향상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보조해주는 전용 칩세트 등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펜티엄Ⅱ PC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당시 평가였다. 그러나 펜티엄Ⅲ CPU가격이 점차 떨어지면서 수요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3월 한달간 1천여대가 판매됐으며 많은 PC제조업체들도 펜티엄Ⅲ를 탑재한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펜티엄Ⅲ와 펜티엄Ⅱ의 성능차이〓인텔측은 펜티엄Ⅲ 프로세서가 차세대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모든 처리능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70여개의 새로운 멀티미디어 명령어가 추가돼 그래픽 음성인식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는 것.
펜티엄Ⅲ 500㎒의 경우 펜티엄Ⅱ 450㎒에 비해 3D 연산과 시스템 멀티미디어 성능테스트에서 각각 93%와 42%씩 향상된 성능을 기록했다고 인텔측은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펜티엄Ⅲ가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려면 9월경 개발될 새로운 칩세트와 메모리 등이 갖춰져야 하나 현상태에서도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 작업시 성능이 30% 가량 향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9월을 주목하는 이유〓업계는 가을쯤이면 펜티엄Ⅲ를 탑재한 PC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PC판매량의 25∼3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연말에는 35∼40%까지 올라가 명실상부한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펜티엄Ⅲ의 성능 구현에 필요한 각종 장치가 9월경부터 출시돼 펜티엄Ⅱ와의 성능 차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가격도 지금보다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2월말 출시 당시 펜티엄Ⅲ와 Ⅱ의 가격차이가 20∼30달러 정도였으나 현재는 인텔측이 펜티엄Ⅱ와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펜티엄Ⅲ CPU를 공급중”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이러한 가격정책으로 이미 일부 국내 PC제조업체들은 펜티엄Ⅱ 4백50㎒를 탑재한 PC생산을 중단한 상태. 펜티엄Ⅲ 4백50㎒와 가격이 같아져 굳이 펜티엄Ⅱ를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요 PC제조업체의 펜티엄Ⅲ PC〓삼성전자의 펜티엄Ⅲ PC는‘매직스테이션M6200―TH0A’가 대표적. 펜티엄Ⅲ 4백50㎒ CPU에 96MB 메모리, 8.4GB HDD 등을 갖췄다. 소비자가격은 3백30만원(모니터 별도).
삼보컴퓨터는 업그레이드가 간편한 ‘드림시스eX 7500’을 내놓았다. 펜티엄Ⅲ CPU와 96MB 메모리, 10.1GB HDD를 탑재했다. 소비자가격(모니터 별도)은 2백89만원.
대우통신은 펜티엄Ⅲ 4백50㎒ CPU를 장착한 ‘코러스 CT6480―450K’를 시판중이다. 64MB 메모리와 6.4GB HDD 등을 갖췄으며 소비자가격(모니터 별도)은 2백75만원.
이밖에 LG―IBM의 ‘멀티넷i Q7G45P8D5W’는 펜티엄Ⅲ 4백50㎒ CPU, 64MD 메모리, 6.4GB HDD 등을 탑재했으며 소비자가격은 3백41만원(모니터 별도).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