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월남전보다 더 치열한 전쟁을 국내에서 치르고 있다. 해마다 총기사고로 숨지는 미국인의 숫자가 월남전에서보다 더 많다.
월남전에서 11년간 전사한 미군은 모두 5만8천명. 해마다 5천2백73명이 숨진 셈이다. 그러나 해마다 총기사고로 숨지는 미국인은 평균 3만5천명이다. 이들 가운데 1만7백명은 범죄자들의 총기에 살해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자살이나 오발사고에 의한 것.
총기로 인한 연간 사망자수가 월남전의 6.6배나 된다.
그런데도 이번 덴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사건 같은 대형 총기사고가 날 때마다 미국 언론과 지식인들은 사고예방대책을 놓고 분분한 의견을 내놓지만 총기 보유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듣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역사 자체가 줄곧 총기와 함께 했기 때문에 총기 보유를 근절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2조가 ‘미국인은 총기 소지 및 휴대 권리를 침해당할 수 없다’고 규정했을 정도다.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총기는 2억3천만정. 미국인 1인당 1정씩 총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희성기자·워싱턴DPA연합〉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