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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집중진단/외국어번역]일본은 이렇게 성공했다

입력 | 1999-04-19 18:58:00


유럽과 미국에는 대학마다 번역 대학원이 있다. 오랜 전통의 대학원들은 저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을 번역전문가로 양성한다. 특별히 국가가 개입하지 않아도 시장원리에 따라 활발한 번역활동이 이뤄진다.

동양에서는 일본이 유일하다시피 번역에 공을 들여왔다. 1950년대부터 국가와 민간이 합동으로 ‘번역 정책’을 계획적으로 추진해 지금까지 일본작가 4천여명의 작품 1만4천5백여권이 외국어로 번역됐다. 이를 통해 자국문화의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 홍보’가 아니라 일본 문화의 올바른 전파와 ‘상업적 이득’이라는 확고한 목표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

일본 서적의 번역은 출판문화국제교류회(PACE), 일본세계박람회기념사업회, 일본 1백권 번역회 등 국가 및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다각적으로 나선다.

특히 ‘고단샤(講談社)인터내셔널’은 일본문화의 세계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고단샤 산하의 번역전문 출판사.

번역은 반드시 문학적 재능이 있는 현지인에게 맡기고 번역기간은 평균 1년6개월 이상으로 엄격하게 규정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번역본의 유통 및 판매까지 연결시킨 종합시스템을 갖추고 자회사(미국,유럽)는 물론 세계 40여개국 현지 제휴출판사의 마케팅과 홍보까지 꼼꼼히 챙긴다.

46년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미국 ‘찰스 터틀사’도 총 1천8백종의 일본관련 서적 등을 영어로 출판, 동양철학을 서구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의 김용범연구위원은 “일본작가 두사람이 노벨문학상을 타게 된 것도 우수한 번역에 힘입은 바 크다”며 “다나카 수상이 외국인 우수 번역인력 지원을 위해 특별기금을 조성한 것처럼 우리도 정부차원에서 번역인력 양성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