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새내기 골잡이 이길용(24).
그는 올시즌 프로데뷔 이후 벌써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해 득점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아디다스컵 김현석(11골), 필립모리스컵 김종건(7골), 정규리그 유상철(14골), FA컵 김종건(5골) 등 4개대회 득점왕을 배출했던 울산 현대가 유상철의 일본행과 주전 선수들의 고령화로 인한 전력 약화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우승을 장담하는 것은 바로 이길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올 목표는 신인왕보다는 득점왕. 그는 광운대 재학 시절 ‘스나이퍼(저격수)’로 통하며 수차례 팀 우승을 이끌었지만 득점왕에는 단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이길용이 쟁쟁한 골잡이 선배들을 제치고 연일 골 폭죽을 터뜨리는 비결은 바로 자신감. 그는 겨울철훈련 때 15득점(5어시스트)으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는 “합숙훈련을 늘 울산에서 한데다 현대와 연습경기를 가질때마다 플레이가 부진하다고 감독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는데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에 1순위로 뽑히는 순간 하늘이 노랬다”며 “대학졸업반 때 가장 가기 싫었던 팀이 바로 현대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평소 이길용을 유심히 지켜본 현대 고재욱감독은 유상철이 빠진 자리에 그를 전격 발탁했고 팀 선배들도 발끝에 착착 달라붙는 패스로 그의 득점행진을 도와줬다. 때문에 이길용은 요즘 “다른 팀에 갔더라면”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1m83, 73㎏의 이길용은 유연한 몸놀림과 함께 지능적인 플레이를 전개하는 것이 장점. 이길용은 7일 전북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접질려 한두경기 출장이 어려운 상태. 하지만 낙천적인 그는 오히려 이 기간에 정신없이 달려온 프로 첫무대를 되돌아보며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의 진정한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한다. ‘연습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자신의 방 벽에 붙여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