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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 유윤종/음악들으면 머리 좋아진다?

입력 | 1999-04-05 19:17:00


교향악단도 ‘모차르트 효과’에 한몫 낄 모양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정신과 전문의,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까지 불러 ‘모차르트 효과 체험하기’라는 연주회를 9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의 대형 음반매장에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선전문구와 함께 여러 음반사의 모차르트 편집음반들이 손님을 끌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어린이가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보고는 국내외 어디에도 없다. 언어영역 기억력 등에서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정도의 향상효과가 발견됐다는 것 뿐이다. ‘완전히 근거없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정도의 의미다. 인정된 통계도 대부분 짧은 시간동안의 효과에 관한 것.

더 안타까운 일은 다른데 있다. 음악을 ‘머리를 좋게 한다’는 수단으로서만 대하는 태도다.

우리에게는 예술을 즐기는 것 만으로 행복하게 느끼는 시민들의 문화의식이 드물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음악 자체에서 기쁨을 얻어야 해요. 다른 댓가를 바라면 배신당하게 됩니다.”(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며 자란 어린이 몇 십만명이 있은들 그 참 즐거움을 배우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