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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항명파동]심재륜 직격탄 「檢亂」 불붙다

입력 | 1999-01-28 07:46:00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이 검찰의 ‘업보(業報)’를 인정하고 검찰개혁을 위해 검찰총장 등 수뇌부의 동반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자 일선검사들은 거의 넋이 나간 표정들이었다.

특히 검찰내 특수수사통으로 많은 후배검사들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97년 김현철(金賢哲)비리사건 당시 ‘국민의 중수부장’으로까지 불렸던 심고검장이 이같은 폭탄선언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들도 ‘상명하복(上命下服)’을 생명으로 하는 검찰의 고위 간부가 총장에게 ‘물러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에서 놀라워 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검사들은 심고검장의 행동에 동조해 지지성명발표 등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서울지검 한 검사는 “이번 심고검장의 ‘폭탄선언’은 그간 김태정(金泰政)총장을 비롯한 검찰수뇌부에 대해 쌓여온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 수뇌부가 제식구를 보호하고 아끼기는커녕 오히려 작은 일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일선검사들은 허탈한 감정이었다”고 밝혔다.

검사출신 한 변호사도 “검찰 수뇌부가 자신만 옳고 나머지 검사들은 모두 잘못이라는 식으로 이번 이종기(李宗基)변호사 사건 수사를 전개해온 것에 대해 분노를 느껴왔다”며 “옥석을 가리지 않은 채 모든 검사에게 사표를 종용하는 태도는 잘못이었다”고 말했다.하지만 서울지검 한 부장검사는 “조직을 위해 자신을 포함한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은 수긍이 가지만 그가 제기한 ‘음모론’은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검찰조직이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며 허탈해 했다.

서울지검 한 검사는 “슬롯머신 비리로 불명예 퇴진했던 이건개(李健介)전대전고검장 사태 때도 충격을 받긴 했지만 이번 만큼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며 “검찰의 모든 치부를 한순간에 드러낸 매우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대검의 중견간부는 “어느 쪽이 옳든 검찰조직에 치명적인 상처가 났다”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조원표·하태원기자〉cw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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