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30년이 경과한 외교문서의 공개규칙에 따라 13일 68년에 작성된 외교문서 4백2권(4만7천여쪽)을 공개했다.
이중 특히 68년 1월 23일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당시의 문서는 한미(韓美)양국이 대응방향을 놓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푸에블로호 사건 발생 이틀전 일어난 1·21 무장공비침투사건으로 대북강경자세를 취한 반면 미국은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 유연한 대북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다(승무원 83명은 같은 해 12월 23일 송환).
한국은 우선 푸에블로호 사건의 유엔안보리 상정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안보리에 참석하는 것은 선전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반대했으나 미국측은 남북한이 함께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을 빚었다.
한국은 또 안보리가 푸에블로호 사건을 위해 선임하는 대표는 푸에블로호 사건뿐만 아니라 김신조 일당 침투사건도 해결해야 한다며 승무원 송환을 위한 북―미(北―美)간 직접 협상에 반대했다. 그러나 미행정부는 안보리 상정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 한국의 안보리 참석중단을 요청해 결국 안보리 상정문제는 유야무야되고 만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외교문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 2층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주요 문서 목록은 다음과 같다.
△박정희대통령 미국 방문 △제2차 한일 정기각료회의 △월남전 △핵무기 비보유국 회의 △제1차 한일 국회의원 간담회 △주한미군 스몰우드 상병의 한국 재판관할권 거부문제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의제네바의정서 한국가입 △대일어업협력 및선박도입자금차관도입△한국의 북양어업진출과관련한한일어업협력 △사할린교포 귀환문제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