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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채무자 빚 갚을때까지 구금…대법,민소법개정안 확정

입력 | 1998-10-09 19:35:00


앞으로 법원 판결을 받고도 빚을 갚지 않거나 자신의 재산목록을 공개하지 않는 악덕 채무자는 빚을 갚을 때까지 법원에 의해 구치소에 몇번이고 구금될 수 있다.

대법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민사소송법 개정 및 민사집행법 제정시안’을 확정 발표했다.이 시안은 내년초 임시국회 의결을 거쳐 2000년 9월부터 시행된다고 대법원은 밝혔다.

시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채무 집행절차 ▼

채무자가 재산내용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어길 경우 법원은 채무자를 최고 6개월까지 구치소에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채권자가 채무자의 공개된 재산목록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법원의 협조를 얻어 채무자명의의 숨은 부동산과 은행계좌를 모두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천만원 미만의 소액채무자가 법원이 정한 기간내에 빚을 갚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가 빚을 갚을 때까지 횟수에 상관없이 30일 이내의 감치(監置)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감치 기간 중이라도 채무자가 빚을 갚으면 바로 석방된다.

법원은 또 이들 악덕채무자의 명단을 금융기관에 통보해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악덕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고는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경매의 안정성 ▼

경매부동산에 대한 배당 권한이 있는 세입자 등은 첫 경매기일 이전까지 배당요구를 해야한다. 경매기일 이후에 배당요구를 하면 배당을 받을 수 없다. 이는 경매 참가자들이 매각조건이 확정된 상태에서 경매에 참가해 경락인(競落人·경매에 이겨 동산이나 부동산의 소유권을 차지한 이)이 경매이후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은 또 경락인이 채무자의 항고로 몇개월간 경락받은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 채무자가 항고할 때는 경락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탁하도록 했다. 항고가 기각되면 공탁금은 몰수된다.

법원은 이와 함께 △피고가 원고 주장을 인정하는 경우 변론없이 바로 원고승소판결을 내리도록 한 무변론 판결제 △고등법원 이상 사건의 경우 항소인은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변호사 강제주의(2003년 도입) △재판전 변론준비절차를 통해 1회재판으로 증인신문을 완료하는 집중심리방식 △1심 변론기일이 끝나면 새로운 공격방어 방법을 제출할 수 없도록 해 신속한 재판을 하도록 한 항소이유서제도 등을 도입키로 했다.

이번 시안은 그러나 지나치게 채권자 중심인데다 변호사 강제주의 등이 법조수요 창출에 악용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