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단체가 ‘월요일 출고된 자동차는 사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근로자들이 주말 연휴를 즐기고 난 뒤 출근해 만드는 자동차는 ‘월요병’때문에 다른 요일에 나온 차보다 결함률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뉴욕증시도 월요병을 앓는다.
월요일엔 왠지 몸이 가뿐하지 않고 짜증도 잘 나는 것처럼 뉴욕 증시에서도 유달리 월요일에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월요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무려 508포인트(22.6%)나 떨어지면서 세계를 경악케 했던 87년10월19일. 국제금융계는 이날을 아예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이라고 부른다.
동남아시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다우존스지수가 하루 하락폭으로 사상 최대인 524포인트(7.2%)나 떨어졌던 지난해 10월27일도 월요일. 국제금융계는 이날에 ‘잿빛 월요일’(그레이 먼데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올들어 러시아 경제위기의 여파로 다우존스지수가 513포인트(6.3%) 떨어져 사상 두번째 낙폭을 기록한 8월31일도 역시 월요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지수가 탄생한 1884년 이래 다우존스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날 ‘톱 10’ 가운데 절반이 월요일이다.
‘증시 월요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전주 금요일에 주가가 하락할 경우 다음주 월요일에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한다. 거래가 없는 주말(토 일요일) 동안 불안감이 커진 개인투자자들이 월요일에 대거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라는 것.
미 시카고대 리처드 데일러교수는 월요효과를 투자자들의 월요병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투자자들도 월요일에는 기분이 내키지 않기 때문에 주식을 잘 사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