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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빅딜]『현대·LG반도체,시너지효과 없을것』

입력 | 1998-09-08 19:57:00


정부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요구에 대응해 5대 그룹이 3일 내놓은 사업구조조정안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특히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단일화는 시너지(통합)효과가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합으로 인해 부실이 더 커질 우려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기아보다 더 많은 부채〓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양사의 6월말 현재 부채는 지급보증 4조1천억원을 합쳐 총 21조9천억원에 이른다. 기아자동차 부채(12조8천억원)의 1.7배다.

양사의 자본총계는 2조2천억원 가량이지만 아직 손실로 반영하지 않은 이연자산 2조5천여억원을 빼면 실질순자산은 마이너스 2천8백여억원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연자산 차감을 올해 반영하면 자본금 전액 잠식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투명한 시너지효과〓양사의 세계 메모리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으로 15.7%. 여기에 LG가 일본 히타치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납품하고 있는 물량을 포함시키면 20%가 넘는다.

문제는 이처럼 높은 점유율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 메모리 수요회사들은 한 업체에 주문을 많이 하기 보다는 구매선을 다변화하려는 속성이 있어 생산업체로선 덩치가 커지는 만큼 수요를 늘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가 통합되더라도 앞으로 2,3년간 각사의 생산라인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고 2백56메가D램과 1기가D램을 양산하는 단계에서나 실질적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실해소의 부담〓양사가 합친 뒤 정부의 대기업 부채비율 감축 방침에 따라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기 위해서는 무려 4조4천2백여억원의 빚이 출자로 전환돼야 한다. 금융권이 이 금액 모두를 대출금의 출자전환 방식으로 떠안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양사의 부채비율을 300% 수준으로만 낮추기 위해서도 2조7천4백여억원이 출자로 전환돼야 한다.

이같은 점 때문에 양사를 통합하기보다는 각각 별도의 구조조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 등의 지적이다.

동양증권의 관련 분석가는 “양사가 끝까지 경영권에 집착한다면 계열 금융기관을 총동원, 억지로 증자를 하겠지만 계열 금융기관의 부실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만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주주의 지분소각과 감자를 통해 부실을 정리, 외자유치 여건을 조성한 뒤 기아자동차처럼 국제입찰에 부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구조조정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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