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4∼6월) 도시근로자들의 가계수지 흑자율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소득감소폭 이상으로 소비지출을 줄인 결과다.
특히 상위 20%의 고소득계층이 가장 크게 소비를 줄였다. 이처럼 구매력이 큰 계층의 소비감소가 지속되면 불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소득이 적을수록 소득감소가 큰 반면 소득 상위 20% 계층의 경우엔 소득은 증가하고 조세부담액 증가율은 가장 낮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물가인상률을 감안한 4∼6월중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1백77만8천원으로 작년동기보다 12.5%가 줄었다. 오일쇼크가 있었던 8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
월평균 실질소비지출은 가구당 1백4만4백원꼴로 작년동기 대비 19.7%나 줄었다. 6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35년만에 최대폭의 감소세.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62만9천2백원으로 오히려 평균 10.0%가 증가, 가계흑자율이 사상최고치인 33.9%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근로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소비지출을 더 크게 줄이는 대신 저축을 늘리고 있다”며 “정부의 수요진착책이 효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상반기(1∼6월)소득을 계층별로 보면 최상위 20% 계층은 전체소득이 2.3%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을 오히려 11.8%(비소비지출을 포함한 총가계지출은 10.4%) 줄여 5등급으로 나눈 계층 가운데 가장 높은 46.2%의 가계흑자율을 보였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