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내는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동아일보 방북대표단이 평양에 머무르고 있을 때에도 5일 개막된 최고인민회의와 다가올 9·9절(북한 정권수립 기념일) 50주년을 앞두고 시내는 온통 행사 예행연습 인파로 들끓었다.
정권수립 50돌 기념행사가 열리는 김일성경기장 앞에도 수천명의 학생들이 학교별로 각양각색의 체조복을 입은 채 북적댔고, 이 곳에서 1㎞ 가량 떨어진 김일성광장 앞에서도 9일의 군중시위(가두행진)를 준비하는 대학생들과 주민들이 조화와 깃발 등을 들고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4일 오후에는 김일성경기장의 경축행사에 출연할 학생들이 모여 총예행연습을 벌였다. 경축행사의 주제는 ‘영광 빛나는 김일성 조선’으로 북한정권 수립부터 김정일총비서의 국방위원장 취임까지의 역사를 집단체조와 카드섹션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9일의 경축행사에는 평양시민 2백60만명중 1백만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9일 행사의 백미가 될 가두행진은 평양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개선거리와 승리거리의 10㎞ 구간에서 벌어진다. 행진대열이 지나갈 연도와 육교에는 ‘김정일 옹위’ ‘우리식 사회주의’ 등의 구호가 나붙었다.
개선문 옆의 인도변에는 지난 주말부터 행사 인파를 위해 각종 음료수 솜사탕 팥빙수 등을 파는 ‘이동매대’도 설치됐다. 순안비행장에서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까지 15㎞ 구간에 건설하는 왕복 6차로 고속도로 공사도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개통식은 9일 있을 예정.
대표단이 평양을 출발한 5일 아침 주요간선도로 연변에는 일제히 북한국기인 인공기가 게양됐다.
〈평양〓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