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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카이야 신임장관, 관료조직 「복지부동」질타

입력 | 1998-08-03 19:44:00


“올해 경제성장률 1.9%라는 정부의 전망치는 전혀 현실성이 없다.”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동향분석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일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내각의 유일한 비정치인출신 각료인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63)경제기획청장관이 연일 관료사회에 직격탄을 퍼부으면서 일본열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저명한 경제평론가이자 작가인 그는 “장관이 됐다고 해서 할 말을 못하고 눈치만 본다면 입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써준 대로 읽기만 하는 일본식 각료’의 행태를 거부하고 나섰다.

그는 “일본경제는 정부의 안이한 경제예측에다 대책마련이 항상 한발씩 늦는데서 위기가 왔다”고 비판했다.

누가 봐도 경기악화가 분명해진 작년 하반기에도 정부는 “경제가 완만한 회복기”라고 발표, 국민을 오도하고 대책마련이 늦어지게 만들었다는 것.

그는 “경기분석과 예측에 정치적 이유나 관료의 몸보신을 위한 현실과 동떨어진 기대치가 가미되다보니 엉터리 예측이 됐다”고 강조했다.

사카이야장관은 기존 정부 전망치를 과감히 수정했다. 우선 정부가 전망한 98회계연도 경제성장률 1.9%를 포기하고 최대 0.5%, 최저 -0.5%로 낮췄다.

또 ‘애매모호한 악문(惡文)’으로 유명한 경제기획청의 ‘월례 경제동향분석’도 자신이 직접 검토해 국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표현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정권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희생양 만들기’는 진실이 아닐 뿐더러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93년부터 경제가 나빠지기 시작했는데도 정치가 관료 기업인 경제전문가 모두가 ‘그릇된 경제성장 신화’에 사로잡혀 병을 악화시켰다는 것.

통념을 깨는 파격적인 그의 행동도 화제다. 조각발표일인 지난달 30일에 그는 택시를 타고 총리관저에 도착했다.

‘메이지(明治)유신 이래 이어진 관료주도사회의 해체’를 줄기차게 촉구해온 그는 아이로니컬하게도 18년간 관료사회에 몸담았던 정통관료 출신.

도쿄대 졸업 후 60년 통산성에 들어간 그는 풋내기 관료시절 ‘수평분업론’을 주창하고 오사카(大阪)만국박람회를 기획, 비범성을 인정받았다.

관료생활을 마감하기 3년 전인 75년 원유공급이 끊긴 위기상황을 그린 소설 ‘유단(油斷)’의 발표를 시작으로 ‘단카이(團塊)세대’(2차대전직후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세대) ‘지가(知價)혁명’ 등 내놓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됐다.

〈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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