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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쿠바 화해분위기 「카리브의 봄」 온다

입력 | 1998-03-29 21:16:00


미국과 쿠바간의 36년간에 걸친 적대관계가 청산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대(對)쿠바 경제제재완화 조치 발표에 이어 쿠바를 더 이상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보지 않고 있음을 밝힐 것으로 28일 알려져 양국 관계가 화해무드로 변하고 있다.

윌리엄 코언 미국방부장관은 31일 의회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쿠바혁명군의 전투력은 현저히 약화됐으며 미국에 대한 생화학공격 위험성도 낮다고 밝힐 것이라고 마이애미 헤럴드지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보고서는 쿠바혁명군이 80년대 한때 13만명의 병력을 유지했으나 이후 급속히 쇠락하고 있어 미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국방부의 이같은 평가는 쿠바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조치가 62년 소련 핵미사일 반입사태 당시 쿠바를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선언한 직후 취해진 것인 만큼 앞으로 대쿠바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앞서 19일 △쿠바에 대한 의약품 판매절차 간소화 △식량의약품 공급을 위한 항공기 직행운항 △미국거주 쿠바인들의 쿠바내 가족들에 대한 송금 허용 등의 부분적인 제재완화 조치를 발표, 항공기 운항이 시작됐다.

미국측은 이달 양국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인 헬름스 버튼법의 시행을 다시 연장했다. 이 법은 쿠바에 투자하는 미국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도 제재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최근 정책변화는 경제제재 완화를 통해 카스트로 정권을 더욱 효과적으로 다루고 헬름스 버튼법을 둘러싸고 높아지고 있는 유럽연합(EU) 등 우방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갖고 있다.

〈윤성훈기자·마이애미AP연합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