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일본 한국 따라잡기’ 추세는 무서울 정도다.
한국이 석권하던 완구 앨범 수출시장을 중국이 가볍게 뺏어간 것을 보라. 가격경쟁력에서 도저히 맞수가 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동안 우리가 줄곧 중국에 내다팔아온 냉장고. 그러나 이제 중국냉장고가 한국에 수입될 날도 멀지 않았다.
중국 남부 광저우(廣州)에서 84년 출발한 커룽(科龍)사는 당초 수제냉장고를 만들던 무명의 향진기업(한국의 새마을공장과 비슷한 지방기업).
그러나 이 회사는 ‘룽셩(容聲)냉장고’라는 상표로 지난해 냉장고 2백만대를 생산, 국내시장 점유율 18%로 1위를 차지할 만큼 고속으로 성장했다.
냉장고 냉동고 에어컨 등 한 우물을 파는 이 회사의 판닝(潘寧)회장은 “세계 최대의 냉장고 시장인 중국에서 세계 제일의 냉장고회사를 만들어 국제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중서부 내륙의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잉코우(營口)에 각각 연산 50만대 규모의 냉장고 공장을 건립, ‘철의 삼각형’을 완성할 계획. 이중 두군데 공장이 올해안에 가동되면 생산능력은 세계적 수준인 3백만대로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은 25%에 이를 전망이다.
커룽사는 또 일본 고베에 냉장고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홍콩 증시에도 상장,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전 세계로 뻗어가려면 기술력과 자본력의 보강이 필수적이라 보고 최근 본사를 아예 홍콩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일본에 대당 3천위안(약 60만원)짜리 냉장고를 선보인 뒤 내년에는 한국 태국 미국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광저우〓황의봉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