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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5시]이헌/「독불장군」 데이비스의 몰락

입력 | 1998-01-16 20:12:00


“그렇게 하려면 나가라.” 15일 부천에서 열린 프로농구 SBS스타즈와 대우제우스전. 시종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던 SBS 강정수감독은 경기도중 용병 래리 데이비스를 불러 극언을 퍼부었다. ‘왜 혼자만 (골을) 넣으려 하느냐’는 것. 동료들에게 패스하기보다는 두세명의 수비를 무리하게 돌파해서라도 골욕심을 채우려는 개인플레이가 감독을 화나게 했던 것. 15일 현재 전경기에 나와 평균 33.6점을 기록하며 득점랭킹 1위를 굳히고 있는 데이비스는 ‘득점기계’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득점력에 관한 한 최고. 슈팅가드로 중장거리포의 정확성이 뛰어난데다 탁월한 개인기와 탄력을 바탕으로 한 드라이브인에도 능해 언제 어디서든지 슛을 터뜨릴 수 있다. 웬만큼 노련한 수비수라도 1대1로 그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 그런 그가 융숭한 대접을 받기는커녕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배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나홀로 플레이’가 위험수위를 넘어섰기 때문.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포인트가드 홍사붕의 얘기. “데이비스 위주로 게임을 이끌다보니 공격이 잘 안풀렸다. 상대팀이 그만큼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기 때문이다.” 결국 홍사붕은 후반부터 데이비스를 외면하고 다른 동료들에게 집중적으로 볼을 돌렸다. 이 때문에 3쿼터에 단 두차례 슛을 던졌던 데이비스는 총득점이 14점에 머무르는 골가뭄에 시달려야 했다. 원년시즌 득점왕에 올랐으나 막무가내식 돌출행동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칼레이 해리스(당시 나래블루버드). 팀의 재계약선수명단에 그대신 ‘마당쇠’ 제이슨 윌리포드가 오른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역시 독불장군에겐 미래가 없다. 〈이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