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 전례 없이 요란한 경축행사가 열렸다. 이날의 주인공은 아기 예수가 아니라 김정일(金正日)과 그의 생모인 김정숙(49년 사망)이었다. 김정숙의 80회 생일이자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 6돌을 맞아 북한이 경제실정에 어울리지 않는 대규모 축하행사를 벌인 것이다. 북한 당 정 군(黨 政 軍)의 고위 간부들은 이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해 「김정일을 옹위하는 총폭탄」이 될 것을 주민들에게 촉구했다. 군 총정치국장 조명록(趙明祿)은 김정일이 『군사적 지략과 강철의 담력, 탁월한 영군술과 숭고한 풍모를 지니고 있다』고 칭송하며 『우리 인민의 오늘의 투쟁은 비록 간고하지만 그 앞길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김정숙에게도 그에 못지 않은 찬양이 바쳐졌다. 북한은 그녀가 김일성(金日成)부자와 같은 「백두산 3대 장군」이라며 『시대와 역사의 뜨거운 축복 속에 태양민족의 위대한 아들을 안아 올리신 것은 우리겨례의 일대 경사』라고 떠받들었다. 대성산 혁명열사릉에 있는 그녀의 무덤은 꽃다발과 꽃바구니로 온통 뒤덮였고 그녀의 탄생을 경축하는 각종 예술공연이 잇따랐다. 북한은 그녀의 75회 생일 때는 간소한 중앙보고대회만 했으며 지난해에는 묘소참배행사만 가졌으나 이번엔 김일성 부자의 경축행사때와 비슷한 규모인 39건의 기념행사를 열었다. 통일원은 『북한이 김정일의 총비서 취임후 처음 맞는 생모의 생일을 계기로 김일성의 영생과 김정숙의 위대성 강조를 통해 정권의 정통성을 신성불가침한 차원으로 승화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기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