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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대출/대기업]『정부 직접 창구지도 나서야』

입력 | 1997-12-26 20:09:00


연말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기업 자금담당자 가운데는 26일까지도 정부가 24일 은행의 후순위채 4조4천억원어치를 사줬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후순위채 매입이 기업자금난 해소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자금담당자들도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1∼2%포인트 높아졌다 해서 대출 여력이 늘어난 것으로 보진 않았다. 현대그룹 자금관계자는 26일 『임창열부총리가 나서서 대출을 독려했지만 아직도 은행들이 말을 듣는 것 같지 않다』며 이번 조치의 효력에 의문을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 조치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은행 창구에서 자금이 흘러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朴鍾善)전경련조사본부장은 『정부가 직접 창구지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L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후순위채 매입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에서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며 『당장 수출용 원자재 수입이 중단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D그룹 자금담당 임원은 『은행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소 무역업체 가운데는 「정부가 은행을 살리든지, 기업을 살리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며 『기업이 무너지면 거래은행도 망한다는 사실을 은행들이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이·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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