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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고액스타들 줄줄이 연봉 동결…인상제의 사양도

입력 | 1997-12-25 20:56:00


「구제금융 시대」에는 「생존」이 가장 절실한 문제. 감봉을 감수하더라도 감원만 없으면 행복하다는 게 요즘의 사회분위기다. 프로야구도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30대 고참 선수들이 줄줄이 유니폼을 벗었다. 이에 따라 연봉인상을 요구하는 선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한화 장종훈은 지난 19일 억대 선수중 가장 먼저 내년 연봉계약을 마무리지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지 10분만에 올해 연봉을 1억원에서 동결한다는데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 그는 올해 타율 0.293에 홈런 22개로 팀내 타자 고과 1위였다. 인상 요인은 충분했다. 그런데 왜 동결에 응했을까. 『지난해 삭감 대상이었지만 깎지않은 구단의 호의에 보답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20일 OB 김상호도 연봉 동결을 선언했다. 올해 김상호의 연봉은 9천8백만원. 김상호는 협상 테이블에 김태룡 운영팀 과장이 나오자 스스로 동결을 결심했다. 구단프런트의 축소로 일손이 모자라 매니저인 김과장이 직접 연봉 협상까지 맡게 되자 마음이 흔들렸던 것. 김상호는 『경제한파로 선배들이 짐을 꾸리는 것을 봤다. 선수단 연봉 인상분도 총 5%뿐이다. 내가 더 챙기면 후배들 몫이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OB는 김상호가 버틸 경우 1억원까지 준다는 협상전략을 세웠으나 그의 당당한 양보에 머쓱해 했다는 후문. 한화 구대성도 23일 올해와 같은 9천3백만원에 재계약했다. 구대성은 『5백만원 더 주겠다』는 구단의 간곡한 요청까지 뿌리치고 동결을 택했다. 구대성은 『동결과 5백만원인상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구단과 입씨름만 한다면 이미지만 나빠질 뿐이다. 내년에 더 좋은 성적으로 말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고통분담에 야구 선수들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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