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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크리스마스…불황한파에 캐롤송 듣기 힘들어

입력 | 1997-12-20 20:03:00


캐럴이 들리지 않는다. 루돌프 사슴코가 보이지 않는다. 차도 사람도 줄어든 불황의 거리가 너무 을씨년스럽다. 붐비고 북적거리고 흥청대던 연말은 사라져버렸나. 19일 서울 명동 밤거리. 캐럴이 울리는 곳은 에리트 음악사 딱 한군데다. 『이것도 눈치보며 틀어요. 어떤 사람은 경제가 안 좋은데 길거리만 시끄럽고 요란하다고 따지는 이도 있더라고요』. 명동에 널려 있는 리어카 음반에서도 캐럴을 듣기 어렵다. 근처 미국브랜드 패스트푸드점의 산타할아버지 인형만 형광등의 새하얀 빛속에 물끄러미 웃고 있을뿐. 신세대의 거리, 대학로 밤 10시 풍경도 마찬가지다. 리어카 음반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캐럴 음반이 작년의 10% 밖에 안나간다고 말했다. 많이 나갈 때가 겨우 다섯장. 『분위기가 온통 썰렁하잖아요. 캐럴 틀어도 찾는 사람이 드물어요』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