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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시대/해외언론반응]『한국민주주의 새시대 열다』

입력 | 1997-12-19 20:24:00


독재정권에 항거하면서 여러차례 살해위험을 극복해 온 김대중(金大中)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야당 지도자가 대통령에 선출되었다는 면에서 이번 선거는 더욱 눈길을 끈다. 한국은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첫번째로 지도자를 뽑은 나라다. 그의 승리는 경제위기가 정치적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후보의 당선은 현정권의 경제실정에 대한 분노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권이 두 후보로 나뉘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도 분석된다. 그는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용감하게 선거전을 벌였다는 점에서 환호받고 있지만 그러나 국제 금융투자가들은 그가 고통스러운 경제개혁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노조에 경도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를 경계하는 외국 투자가들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김당선자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외국투자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는 미국, 특히 월스트리트의 방문을 추진중이다. 김당선자는 내년 2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받는다. 한때 김당선자와 제휴관계 또는 원한 맺힌 라이벌 관계였던 김대통령은 가족의 부패와 경제실정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김후보의 당선은 그가 한국에서 호남지역 출신이라는 사실때문에 당황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바로 그런 면에서 호남의 아들이 앞으로 5년간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의 당선으로 지난 수십년간 계속되어 온 한국의 지역감정이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다. 80년대 중반이후 (서울의)미대사관은 그가 과격분자라는 이유로 독립기념일 행사에 그를 초청하지 않았다. 한국의 군장성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면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한국이 정치적으로 성숙했기 때문에 쿠데타에 관한 얘기는 이제 나오지 않고 있다. 군은 불만없이 그를 명령권자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치 경제 관료 언론 등 엘리트 집단도 다소 불만스럽지만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간 김당선자를 감시하는데 몰두해 온 안기부가 그를 새 상관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한국에는 북한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있는 많은 죄수들이 있다. 그들을 감옥에 넣는데 근거가 됐던 보안법과 이들 정치범을 김당선자가 어떻게 처리할지는 불분명하다. 선거기간에 그는 과격분자라고 불릴 것을 우려해 이 문제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정치범 경험이 있는 그는 아마도 (정권)반대자들에 대해 보다 관용스러운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80년 전두환(全斗煥)정권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그러나 지금 전씨는 감옥에 있고 김당선자는 그를 용서할지의 여부를 검토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지난 가을 인터뷰에서 그는 이제 전씨를 용서할 때가 됐다고 말했었다. 〈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 ▼ IMF 약속이행 최우선 임무…NYT사설 지적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해야 할 가장 주요한 임무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과 맺은 구제 금융지원에 따른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지가 19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날 「한국 대통령 선출」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김대통령당선자는 한때 자신이 당선될 경우 IMF의 강경한 조건에 대해 재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나 이러한 발언이 투자자들을 동요시키자 현명하게 이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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