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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다리오 포의 수상강연 파격

입력 | 1997-12-09 08:04:00


신랄한 비판과 풍자가 번뜩이는 작품들로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극작가 겸 연극배우 다리오 포(71)가 7일 노벨문학상 수상강연장을 환호와 갈채로 가득하게 했다. 흉내낼 수 없는 파격, 거침없는 풍자, 요란한 몸짓과 함께 한 그의 강연에 담긴 치열한 작가정신은 청중들을 압도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림원 대강당에서 있은 이날 강연은 차분하고 엄숙했던 기존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과는 달리 마치 한편의 재미있는 풍자극과 같은 파격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청중들이 강당 입구에서 받은 원고는 깔끔한 인쇄물이 아니라 돼지와 유전자 조작을 실시중인 사람들의 모습 등을 담은 그림들 사이로 뜻모를 이탈리아어가 휘갈겨진 25쪽짜리 소책자. 포는 『많은 나의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나같은 「광대」에게 노벨상을 수여하기로 용기를 낸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들이 최고의 상을 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진 그의 강연은 그림으로 채워진 원고를 한장씩 넘겨가면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고향 마을에 대한 깊은 애정, 정치적 억압에 대한 분노,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명의 존엄성 손상 등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됐다. 광기(狂氣)까지 감도는 강연이 진행되는 내내 폭소와 함께 혼란스러움을 느끼던 청중들은 강연이 끝나자 포가 추구하는 문학세계와 휴머니즘의 실체를 문득 깨닫고 그의 치열한 작가정신에 기립박수로 답했다. 〈정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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