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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자회담 역사적 개막

입력 | 1997-12-08 20:04:00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긴장완화를 위한 4자회담이 마침내 오늘부터 제네바에서 열린다. 한반도 관련 국제회담으로는 54년 제네바 정치회담 이후 40여년만에 처음인 역사적 회담이다. 현재 일정으로는 우선 이틀 동안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수석대표들이 참석하는 본회담을 갖고 이어 필요에 따라 실무자급 회의나 분과회의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장래가 밝다는 보장은 아직 없다. 북한측은 「이미 의제로 주한미군 철수문제 논의를 약속받았기 때문에 본회담에 나온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이나 식량지원문제 등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다시 이 문제를 꺼내겠다는 속셈이다. 미리 회담 탈퇴 구실을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수석대표의 격(格)을 높이지 않고 예비회담 대표였던 김계관(金桂寬)외교부 부부장을 그대로 참석케 한 것도 본회담의 중요도를 의도적으로 낮추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4자회담을 자신들의 현안해결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북한측을 어떻게 설득해 한반도 평화장치 구축에 동참토록 하느냐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미국 중국의 3자 공조체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북한이 더 이상 4자회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장치를 만드는데 외교력을 동원해야 할 때다. 이번 본회담이 남북한간의 대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의 발판이 되도록 하려면 비록 먼 여정일지라도 모든 당사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없다. 특히 북한은 세계의 이목이 제네바로 쏠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회담에 성실한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더욱 고립만 자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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