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로 대선까지 50일, 선거운동 개시일까지 28일이 남았으나 대선구도는 극도로 혼미하다. 무엇보다 신한국당의 집안싸움이 대선가도를 여전히 연무(煙霧)속에 머물게 한다. 아무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의 DJP단일화가 성사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한국당 등 다른 정파의 움직임이 향후 대선기상도를 좌우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반DJP연합의 응집력이다. 이는 구심점을 누구로 하느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현재 각 정파가 추진하고 있는 반DJP 움직임이 가닥을 잡지 못한 채 혼선을 거듭하는 것도 각자 상정하는 구심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반DJP연합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정치인은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 조순(趙淳)민주당총재 및 가칭 국민신당을 주도하는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 등 3명이나 이들은 모두 「제 논에 물대기」식 생각을 하고 있다. 촉박한 일정도 반DJP연합의 실현전망을 어둡게 한다. 현재로서는 돌발적 외생변수가 없는 한 총체적 반DJP연합의 실현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과거 정치판의 모든 가설과 전제를 깨뜨린 채 진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가장 세가 큰 신한국당의 내분이 어떻게 귀결되느냐가 반DJP연합 의 1차적 관건이다. 주류와 비주류가 진통 끝에 합일된 의사를 도출해내느냐, 아니면 끝내 분당의 길을 걷느냐에 따라 연합의 형태와 성격이 달라질 것이다. 이는 여야 각 후보의 지지율과도 함수관계에 있다. 각 후보의 지지율 순위는 8월이후 2개월여동안 고착화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결정적 동인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DJP연합 추진 움직임이 제자리를 못벗어날 경우 이전지사의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신한국당 이탈자는 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전지사가 김대중총재와 접전을 벌이게 되면 신한국당의 이탈도미노를 유발할 것이다. 또한 김총재가 막판에 독주태세를 굳히면 DJP 대 반DJP 구도를 뛰어넘는 정치인들의 대이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