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 수준을 넘어 외환위기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28일 오후 외환거래가 사실상 중단되자 외환 딜러들은 『한국은행의 물량 개입으로는 더 이상 상승세를 막을 수 없으며 정부의 특단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있다. ▼원인〓이날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것은 △전세계 주식시장과 한국 주식시장의 폭락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무디스의 한국신용등급 하향조정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외환당국의 방어능력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환율상승세는 걷잡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전망〓환율에 대한 전망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오늘 달러화를 사지 못한 수요가 29일 한꺼번에 터질 경우 단숨에 9백60원선을 넘어 수직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계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처럼 환율이 고삐 풀린 상태로 오르면 달러당 1천원에 도달하는 것이 연말이 아니라 수일내가 될지도 모르겠다』면서 『이렇게 되면 멕시코사태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외환컨설팅 업체인 핀텍의 배우규(裵禹奎)대표는 『한은의 개입으로는 더 이상 환율상승을 막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에 달러당 환율이 1천원대에 이를 것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책있나〓한은의 한 관계자는 『특정 방어선을 정해놓고 환율을 관리할 경우 현단계에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지금으로선 외환시장의 상황을 봐가면서 적절한 시기마다 개입을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즉 지금처럼 원화상승 압력이 클 때는 물량을 공급해봐야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설명. 또 부족한 외환보유고도 외환당국의 발목을 잡고있다.한은은 28일 현재 외환보유고는 3백억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말까지도 3백억달러 이상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하려면 한은의 시장 개입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외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