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위기에 처했던 쌍방울그룹(회장 이의철·李義喆)이 15일 ㈜쌍방울과 쌍방울개발 등 주력 2개 계열사에 대해 법원에 화의를 신청했다. 쌍방울그룹은 ㈜쌍방울 등 계열사가 최근 잇따라 1차부도를 내는 등 정상적인 그룹 운영이 불가능해져 화의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 가운데 은행권은 호의적인 반면 종합금융사는 『수긍할 만한 화의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의신청 배경과 이유〓㈜쌍방울까지 부도위기에 처하자 그룹측은 이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어 화의신청 여부를 검토하다 14일 밤에야 신청하기로 결론을 냈다. 그룹 측은 막판까지 동계유니버시아드 개최를 위해 조성한 2백20만평의 무주리조트를 팔아야 하느냐를 망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주리조트는 쌍방울이 3천8백여억원을 끌어 써가며 조성한 것으로 그룹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주범. ▼화의조건〓㈜쌍방울은 화의조건으로 담보 없는 채무는 원리금을 2년 거치 후 2000년부터 5년간 연6%로 균등 분할상환하겠다는 등의 안을 제시했다. 쌍방울개발의 경우 담보없는 채무는 무주리조트를 매각해 내년말까지 갚고 나머지 원리금은 2000년부터 3년간 연리 6%로 균등분할상환하는 등의 조건을 냈다. ▼채권단 화의동의 여부〓산업은행의 한 임원은 『이 그룹은 자산이 부채보다 많기 때문에 빚잔치를 한다해도 금융기관의 피해가 크지 않다』며 대부분의 채권자가 화의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S종금사 사장은 『쌍방울이 일단 내놓은 「담보없는 채권 연 6%」 등의 금리조건은 너무 불리해 절대 못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D종금사의 실무자는 『회사 측이 이번주중 종금사들에 공동담보를 내놓기로 해놓고 덜컥 화의신청을 한 것은 신의를 어긴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채권단 전체로는 「조건만 맞으면 화의에 동의한다」는 분위기. ▼화의를 통한 정상화 가능성〓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연18%짜리 고금리 자금을 쓴 것이 좌초한 주원인』이라면서 『부담금리가 크게 떨어지면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A종금의 한 관계자는 『㈜쌍방울은 훨씬 낫지만 쌍방울개발은 은행권의 지원 없이는 정상화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재정경제원의 반응〓재경원 고위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은 채권단과의 사전협의를 거쳐 화의신청을 한 만큼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쌍방울에 5백억원을 담보대출한) 산업은행이 담보권행사를 유보하면 (화의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 정부와 채권단이 「쌍방울 살리기」쪽으로 의견을 모았음을 시사했다. 〈윤희상·임규진·이 진·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