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현철씨 결심공판]검찰,『청와대 불쾌할것』독자결단 강조

입력 | 1997-09-22 20:31:00


○…김현철(金賢哲)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배경에 대해 박순용(朴舜用)대검 중수부장은 『법적으로는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가능하지만 현철씨가 악덕기업주처럼 탈세만을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하기는 힘들었다』고 설명. 박중수부장은 그러나 『현철씨가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최저형량인 5년보다 많은 7년을 구형했다』며 『조세포탈부분에 대해서도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 그는 『구형량에 대한 외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검찰총장은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현철씨 혐의에 대해 대체로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는 청와대측이 상당히 불쾌할 것이다』고 답변. ○…검찰이 30여분에 걸친 논고문 낭독으로 결심과 구형을 마친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철씨의 변호인인 여상규(余尙奎)변호사는 3백23쪽에 달하는 최후변론서를 제출한 뒤 1백쪽의 변론요지를 3시간에 걸쳐 낭독하면서 최후변론을 펴 눈길. 여변호사는 『방대한 분량의 변론서를 준비했지만 시간관계상 상당부분 축약해 변론하겠다』고 말했으나 이성호(李晟豪)전 대호건설 사장에게서 받은 돈의 알선수재죄 해당여부에 대한 변론에서는 진술조서까지 인용해가며 공소사실을 반박하는 등 상당한 시간을 할애. ○…장시간의 최후변론이 끝나는 순간 일부 방청객들이 박수를 치자 손지열(孫智烈)재판장은 『법정은 박수치는 곳이 아니니 박수친 사람은 퇴정하라』고 명령. 방청객들이 주위를 둘러보며 머뭇거리자 손재판장은 『박수친 사람은 알아서 임의로 퇴정하라』고 거듭 퇴정명령을 내렸고 2명의 방청객이 멋쩍은 듯 일어나 법정 밖으로 퇴정. ○…손재판장이 폐정을 선언하자 현철씨와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나란히 서서 손을 잡고 『그동안 수고했다』며 서로를 위로. 현철씨는 이어 재판부와 검찰 및 변호인에게 정중하게 인사한 뒤 옆자리 김전차장의 왼손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붙잡고 위로했으며 김전차장도 현철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 ○…검찰은 논고문을 통해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사건이지만 국가원수의 아들이라도위법사실이있으면반드시 처벌받는다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원칙이이땅에살아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의 의미를 강조. 이에 반해 변호인은 『한보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여론에 밀린 검찰이 수사팀까지 교체하면서 「김현철 구속」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수사에 착수한 표적수사였다』고 반박. 〈조원표·이호갑·신석호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