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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이태식/국내 「항공행정기구」 너무 빈약

입력 | 1997-09-02 07:39:00


괌 아가냐공항의 대한항공기 추락사고가 채 한달도 못돼 대선정국의 열기에 묻힌채 잊혀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우리 항공행정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88년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조치로 우리의 항공운송은 90년까지 연평균 40%씩 증가해 왔다. 90년 이후에 와서도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추세를 보여 규모면에서 세계 10위권으로 크게 성장했다. 민간항공 분야가 이처럼 성장했는데 비해 이를 지원하고 지도 감독해야 할 항공행정기구는 여전히 미흡하기만 하다. 방대한 민항업무를 총괄하는 항공국은 건설교통부내의 1국으로 5개과 1개실 총인원 66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안전담당은 4명 뿐이다. 세계 10위권의 민항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로서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하겠다. 미국의 항공업무를 총괄하는 연방항공청(FAA)은 독립기구로 인원이 무려 5만명에 이르며 4만명은 항공관제 분야를, 1만명은 각종 법규기준 검사와 일반행정지원을 담당한다. 사고와 관련해서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를 별도로 두어 객관적인 조사를 보장하고 있다. 영국도 독립조직인 민간항공청(CAA)을 두고 항공안전 운항허가 항공교통업무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일본은 운수성 산하에 항공국을 두고 있어 우리와 조직형태는 유사하나 항공국 인원은 3백90명이나 된다. 게다가 위원 6명과 조사관 17명으로 구성된 항공기사고조사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선진국들은 실정에 맞게 적정인력 규모와 조직으로 전문성이 보장된 기구를 운영, 항공정책 항공안전 공항시설 전문인력양성 등 관련업무를 종합적으로 관장함으로써 항공운항의 안전성과 항공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62년 항공국이 신설된 이래 조직이나 인력규모가 거의 정체상태을 보이고 있다. 차제에 대형 항공기사고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범국가적 안전관리체계의 구축과 함께 항공산업과 항공운송 발전을 위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항공행정기구의 개편을 촉구한다. 이제 세계 각국은 항공운송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하늘」이라는 공간을 아무 쓸모가 없는 무자원의 빈 공간으로 보지 않고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과 무궁한 자원으로까지 인식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미래의 자원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이를 확보하고 유효하게 관리하기 위한 관련조직의 확대 재정비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태식(한국항공정책연구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