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는 독자출마여부 문제를 놓고 「대중정치인」의 자세와 「당인」의 도리를 놓고 적잖게 고민해왔다. 지난달 경선 때 유세과정에서 수차례 승복을 약속했고 경선직후에도 깨끗하게 당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한 이지사로서는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자신의 지지도가 반등하더라도 쉽사리 출마의 명분을 찾기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이지사의 결심을 재촉한 결정적 계기는 지난 13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독대. 경선직후 두번째인 이날 면담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김대통령이 이지사에게 출마자제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이지사의 거취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민선단체장인 趙淳(조순)서울시장이 대선출마의사를 표명, 대선구도가 다자(多者)대결로 변하게 된 것도 이지사가 뛰어들 수 있는 입지를 넓혀 준 것으로 이지사측은 분석한다. 특히 조시장을 포함한 4명의 여야 대선후보들이 모두 60,70대여서 40대인 이지사가 출마할 경우 대선이 「여일(與一)야다(野多)」구도가 아닌 「노장(老壯)대결」로 전개돼 이지사를 차별화할 수 있는 구도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주 중으로 예정된 이지사의 당개혁안 제출은 바로 이지사 독자출마의 첫 단계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지사는 이 개혁안을 통해 「총재 직선제」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이대표는 대선전에는 현실적으로 수용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지사는 1주일정도 기다려 본 뒤 이대표가 끝내 총재직선제를 거부하면 『국민요구를 반영치 못하는 현재의 신한국당 체제로는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한다』며 도지사직 사퇴와 함께 독자출마의 명분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시기는 이지사가 경기도와 자매결연을 한 중국 광동성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로 이르면 9월초로 예상된다. 이지사가 19일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다시 열고 조직분야 활동가 50여명과 단합모임을 가진 것도 지방조직 구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지사가 어떤 식으로 출마 명분을 찾더라도 피할 수 없는 경선불복 비난여론과 당내의 반발, 그리고 점증하는 정국의 유동성때문에 출마결심의 실행시기를 공직사퇴시한(9월19일)까지 최대한 늦출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