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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주택]동해안 덕산 전원주택

입력 | 1997-08-17 20:03:00


농가주택 전원주택 등의 구분은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요즈음 세태가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호칭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전원에 있되 자연을 잊고, 농촌에 있되 아파트와 똑같은 집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집이란 현대적인 설비를 갖추되 그 집이 들어서는 주변의 상황을 섬세히 끌어안는 것이 좋다. 무작정 도시주택은 현대적이요 편리하다는 선망은 권할 만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좋기로 소문난 동해안 맹방해수욕장 바로 옆에 덕산이라는 동네가 있다. 건축주는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인 덕산에다 집을 지었다. 1차로 식구들이 거주할 집을 짓고 2차로 바닷가를 찾는 이들을 위한 민박채를 지었다. 말이 시골이지 농사를 크게 짓지 않으므로 농기구창고 같은 시설은 필요치 않았다. 결국 이 집은 지방에 위치해 있는 보통의 집인 셈이다. 덕산 주택의 안채는 안방과 부엌이 떨어져 있고 사랑방은 밖으로 나가야 연결되도록 돼 있다. 보기에 불편할 정도로 길게 늘린 동선으로 만들고 그 위층에 작은 방과 거실을 올렸다. 거실에 앉으면 동해의 수평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닷가를 마주한 창문은 아주 작게 뚫어서 바다를 향한 시야를 아끼도록 했다. 안방과 사랑방의 채를 나눠 놓은 만큼 오고가는 복도에서 보이는 자연의 풍경은 시점에 따라 다양하게 바뀔 수밖에 없다. 또 방마다 채광과 통풍은 저절로 얻어지게 되며 이에 따라 건강함도 뒤따르게 된다. 바깥채는 민박채인데 그것도 세 덩어리로 나눴다. 중간에 마당이 있어 민박하는 이들의 허드렛일이 편안하도록 했다. 안채는 블록으로 쌓고 민박채는 경량철골에 함석으로 씌웠다. 거친 눈길에 어색해하던 이들도 하룻밤을 머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덕산 민박주택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일훈 ▼약력 △한양대 건축과 졸 △김중업건축연구소 △경기대 건축과 출강 △4.3그룹 「이 시대 우리의 건축전」 △서울시 건축상 수상 △경기대 건축대학원 겸임교수 02―336―0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