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를 대통령후보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던 金潤煥(김윤환)고문이 이후보의 교체를 거론하며 이미 대선출마를 선언한 趙淳(조순)서울시장과 연대하는 방안 등 새로운 정치행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김고문의 이같은 모색은 자신의 신한국당 탈당가능성까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며 이에 따라 대선구도는 일대 파란에 휩싸일 공산이 커졌다. 김고문은 지난 14일오후 한국문제에 정통한 한 일본인 교수와 서울에서 만나 『이대표로는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이후보가 교체되지 않을 경우의 차선책으로 △민주당 및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와 함께 새 정당을 만들어 조시장을 지원하는 방안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 및 무소속 朴泰俊(박태준)의원 등과 보수연합을 결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고문의 오랜 지인(知人)인 이 교수에 따르면 김고문은 특히 『보수연합을 결성하면 정치적 표방이 명료하지 않지만 조시장과 연대하면 「3김청산」과 「경제살리기」 등 정치적 표방이 명료해진다』고 말해 조시장과의 연대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고문은 이같은 모색의 배경에 대해 △당초에는 이대표의 「대쪽」과 「법대로」 이미지로 대선에 임할 생각이었으나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문제로 이것이 무너진데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신한국당내 민주계와 민정계를 결속시키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데도 이를 하지 않았고,이제는 할 수도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고문은 지난 13일 기자와 만나 『이대표의 지지도가 회복되지 않으면 정치적 파생(派生)이 생길 수도 있다』며 『새로운 대선구도는 9월초까지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거취를 9월초에 표명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고문은 조시장과의 연대문제 등을 놓고 통추 金元基(김원기)상임대표와도 교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고문은 이 일본인 교수와 만난 직후인 14일 저녁 일본과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으며 도중에 잠시 귀국했다가 다시 일본을 방문, 9월4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낙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