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세의 부상과 미국, 러시아의 급락. 이는 11일 새벽 막내린 97아테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짜여진 새 판도다. 44개 종목에서 미국은 금7 은3 동8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따낸 금13 은5 동5개를 크게 밑도는 수확이다. 러시아는 금1 은4 동3개로 9위. 이에 반해 유럽은 독일이 종합2위에 오른 것을 비롯, 우크라이나 체코 노르웨이 스페인 등이 10강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특히 유럽육상의 맹주 독일은 금5 은1 동4개를 기록,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럽이 따낸 금메달은 20개로 전체의 45.5%. 유럽외에 「카리브해의 흑진주」 쿠바와 「검은 표범」 케냐의 비상도 눈부셨다. 쿠바는 금4 은1 동1개로 미국 독일에 이어 종합3위를 차지했고 케냐는 금3 은2 동2개로 4위에 올랐다. 아프리카는 케냐외에 모로코가 6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 「돌풍의 핵」 역할을 해낸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월드스타들의 몰락과 신예들의 급부상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것이 세계육상계의 풀이. 그러나 아시아는 여자중거리에서 중국이 몰락, 일본이 여자 마라톤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는 대회사상 처음 포상금 제도와 와일드카드를 도입하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기록과 흥행에서 최악의 상태. 지구촌 스포츠대회 사상 최다인 2백개국이 참가했으나 세계신기록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또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는 하루 평균 5천명도 찾지 않아 연일 매진사례를 이뤘던 이전 대회들과는 달리 썰렁한 분위기였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