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가 뒤안길]與 당직자회의, 자리-자격싸고 소란

입력 | 1997-07-24 20:00:00


24일 오전 국회의사당내 신한국당 대표위원실에서 열린 李會昌(이회창)대표 주재 주요당직자회의는 때아닌 「자리」 「자격」 소동으로 어수선했다. 소동의 발단은 회의시작 무렵 鄭亨根(정형근)정세분석위원장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河舜鳳(하순봉)전대표비서실장이 비서들을 시켜 그의 의자를 치워버린데서 비롯됐다. 조금 늦게 대표실에 도착한 정위원장은 자신의 자리가 없자 불쾌해 하며 의원회관 사무실로 돌아간 뒤 대표부속실로 전화를 걸어 하전실장에게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러느냐. 한두번도 아니고…. 내가 그런 자리에 끼워달라고 그랬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하전실장은 『이 사람 왜 이래』라고 맞고함을 치며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하전실장은 나중에 『빈 의자가 있으니까 보기가 좋지 않아 그랬던 것인데 내가 정위원장을 달래야지』라고 한발짝 물러섰으나 정위원장은 『당분간 당직자회의에 나가지 않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볼썽사나운 모양새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하전실장의 회의참석 자격시비가 벌어진 것. 일부 당관계자들은 『아무리 하전실장이 「실세」라지만 대표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도 아닌데…』라며 의전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李允盛(이윤성)대변인은 회의 직후 「관례」라고 옹호했다가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직접 하전실장에게 『중앙당에는 규율이 있는데 왜 참석했느냐』라며 농반진반의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하전실장은 『소속의원이면 누구나 대표를 보좌할 권리가 있다』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벌써부터 힘있는 사람 곁에 앞다퉈 몰려드는 정치판의 고질적 「생리(生理)」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이원재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