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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97 大選]『판세 좌우…영남표는 어디로?』

입력 | 1997-07-24 20:00:00


지난 87년과 92년 대통령선거에 비해 이번 15대 대통령선거는 몇가지 점에서 다른 특색을 갖고 있다. 물론 여야 3당 후보외에 또다른 유력후보가 독자출마하지 않고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현재의 상황대로 선거가 치러진다는 전제아래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역대 대통령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지역대결구도를 꼽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여야 3당후보가 모두 비영남권 후보라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영―호남 지역대결구도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대선이 현재의 여야 3당후보로 치러질 경우 영남지역 유권자의 향배와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후보가 김종필 총재의 텃밭인 충청지역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분석하고 있다. ▼ 92년의 영―호남 대결구도 ▼ 김종필총재가 출마하지 않았던 지난 92년 대선은 영 호남 대결구도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선거였다. 당시 김대중후보는 호남지역에서 90.9%라는 경이적인 득표율을 올리면서 민자당 金泳三(김영삼)후보보다 2백68만표를 더 얻었다. 그러나 김영삼후보는 김대중후보에 비해 부산 경남지역에서 2백60만표를 더 얻어 호남지역에서의 손실을 거의 만회했다. 여기에다 김영삼후보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김대중후보보다 1백45만표를 더 얻었다. 김영삼후보가 영남지역에서 김대중후보보다 더 얻은 1백37만표는 두 후보의 전체 득표차인 1백93만표의 71%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즉 영 호남 지역대결구도 때문에 김영삼후보는 승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같은 결과는 두 지역의 유권자수를 비교해보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당시 호남지역 유권자는 3백59만명이었던데 비해 영남지역의 유권자는 △부산 경남 5백7만명 △대구 경북 3백42만명으로 모두 8백49만명(전체 유권자의 29%)이며 호남 유권자의 2.4배나 됐다. 지난해 4.11총선 당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영남지역 유권자는 8백96만명(부산 경남 5백33만명, 대구 경북 3백63만명)으로 호남지역 유권자 3백72만명의 2.4배에 달했다. ▼ 92년 대선과 96년 총선 비교분석 ▼ 이번 15대 대선은 지난 두 번의 대선보다 지난해 4.11총선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14대 대선에서는 김종필총재가 출마하지 않았지만 4.11총선에서는 김총재가 자민련을 창당, 총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또 자민련이 5,6공 인사들을 대거 영입, 여당의 아성이었던 대구 경북지역에서 약진했던 것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즉 김대중총재가 호남지역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영남지역에서 절대약세라는 사실, 그리고 김종필총재가 충청지역 외에 대구 경북지역의 일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현재 여야 3당 후보대결의 상수(常數)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세 후보 중 유일하게 지난 두 번의 대선을 치른 김대중총재의 경우 96년 총선에서도 호남지역의 확고부동한 지지와 영남지역에서의 절대약세를 재확인했다. 국민회의가 호남지역에서 올린 득표율은 △87년 대선 86.2% △92년 대선 90.9% △96년 총선 69.1%였다. 반면 영남지역에서의 득표율은 △87년 대선 6.4% △92년 대선 10% △96년 총선 3.7%에 불과했다. 또 김종필총재가 창당한 자민련은 96년 총선에서 △충청지역 47%(2백2만표) △대구 경북지역 27.1%(63만표)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87년 13대 대선에서 김종필총재가 충청지역에서 30%(79만표), 대구 경북지역에서 2.1%(6만표)의 득표율을 보인 것과 크게 달라진 점이다. 두 야당에 비해 이회창후보의 지지기반은 아직 뚜렷하게 평가할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후보를 새로운 변수로 대입한 3자대결구도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후보가 부친의 연고지인 충남지역에서 어느 정도 김종필총재의 기반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신한국당의 고정기반인 부산 경남지역의 절대우세와 수도권에서의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는 한편 「정치권의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 20,30대 유권자층에서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97년 대선 전망 ▼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최근 역대선거 투표율인 80%대에 이를 것으로 가정할 때 총유효투표수는 대략 2천5백만표 정도가 될 것이며 당선권 득표율은 40%대(1천만표)로 잡고 있다. 이와 관련, 김대중총재는 지난 92년 14대 대선때 득표했던 8백만표를 고정표로 보고 여기에 2백만표를 추가 득표할 경우 수평적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2백만표는 김종필총재와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15대 총선 당시 두 야당의 득표율을 단순합산할 경우 41.5%로 신한국당의 득표율 34.5%를 7%가량 앞선다는 점도 지역대결구도가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대선에서 야권후보 단일화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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