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경선이 李會昌(이회창)고문을 대통령후보로 선출함으로써 오는 12월에 실시될 15대 선거는 이미 후보로 선출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 사이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15대 대선은 20세기를 마무리하고 21세기를 여는 「세기전환의 관리」를 담당할 국정 최고책임자를 뽑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그만큼 세 후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정부는 공명선거를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책임이 있다. 3당 세 후보도 21세기를 향한 국가적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우선 이미 심각한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를 날로 뜨거워질 무한 경제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건져내고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관해 실천가능한 정책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안정시키고, 15대 대통령의 임기안에 그 분위기가 성숙할 남북통일의 과제를 어떻게 평화롭게 다룰 것인가에 관해서도 국내외적으로 설득력 있는 구상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지역적 갈등을 완화시켜 국민통합의 수준을 높이는 과제에 대해서도 그 해법을 듣고 싶어 할 것이다. 3당과 세 후보는 낡은 정치의 관행에서 벗어나 멋있는 경기를 벌여줬으면 좋겠다. 멋있는 경기란 다름 아니라 공명정대한 경기다. 지역감정을 동원하는 등 지난날의 구태의연한 반칙들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법과 절차에 따라 충실하게 경쟁하는 정치문화가 이 땅에 자리잡는다면 그것은 민주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유권자들 역시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진부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국민이 곧 나라의 주인이라는 주권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선거에 임하자는 뜻이다. 「부패한 유권자가 정치인을 부패시키고, 부패한 정치인이 유권자를 부패시키며, 부패한 유권자와 부패한 정치인이 결합되어 나라를 망친다」는 경구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깨끗한 마음으로 투표한다면 15대 대선은 21세기 통일시대를 맞는 우리에게 국가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줄 것이다. 김학준